에로스와 프쉬케 ~ 그리스 로마 신화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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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와 프쉬케 ~ 그리스 로마 신화 1. ~

by $%^!@#$%^^&**@#%@ 202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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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쉬케와 에로스, 안토니오 카노바, 1793년, 루브르 박물관  

 

스토리텔링의 ‘원형을 알기 쉽게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거예요고전설화민담구전동화신화 등보다 우리네 본질적인 부분을 잘 담고 있는 건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그중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오래도록 접해왔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그 중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자주 언급했던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를 첫 번째로 하려고 해요.

알고 계신 분들이 훨씬 많을 거란 생각에 잘 얘기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한 번 썰을 풀어볼게요.

 

일단 에로스와 프쉬케 이야기를 하려면 그전에 알아야 하는 신화가 있어요그건 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와 관계가 있습니다신들은 자신들의 혼인뿐만 아니라 요정과 인간의 혼인 등 축하할 자리에 자주 초대되어 성대히 파티를 열었는데요그러한 큰 파티에 초대되기 어려운 신이 있어요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죠. (우리도 술자리나 모임 자리에 불화를 일으키는 사람을 초대하긴 싫잖아요늘 문제가 생기니까 말이죠우리가 신들을 표본으로 만들어졌으니까 신들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어느 날 큰 잔치가 열려 올림푸스의 신들이 모두 초대되었어요그런데 역시 에리스는 초대받지 못했죠.

 

자존심이 무척 상한 에리스는 신들에게 복수를 할 마음을 품었고잔치 자리에 황금사과를 하나 던졌죠그 황금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란 글이 새겨져 있었어요여신들 중 자신들의 미모에 자부심을 가졌던 세 여신이 각자 자신이 황금사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며 나섰죠바로 질투의 상징인 헤라 여신과 전쟁과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 그리고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였죠아주 오랜 시간동안 말다툼을 했지만 결판이 나지 않았습니다그도 그럴 것이 신들은 누구의 편을 들기가 어려웠거든요. (여신들의 눈 밖에 나면 늘 안 좋은 일이 생겼으니까요.) 세 여신은 공정한 판단을 내릴 중립적인 인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한 아이가 태어나 어른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다퉈온 세 여신은 어느 날 올림푸스 산기슭에서 양을 치고 있는 한 청년을 보게 되었어요자신들이 누군지 모르는 그 청년이 바로 중립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최적임자란 결론을 내렸답니다바로 그 청년이 훗날 미모의 아내 헬레네를 아내로 삼아 자신의 모국인 트로이를 멸망에 빠지게 한 장본인 파리스였죠세 여신은 파리스 앞에 서서 누가 황금사과의 주인인지 선택하게 했어요헤라는 엄청난 재물과 권력명예를 준다고 했고아테네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지혜를 그리고 아프로디테는 자신만큼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삼게 해 주겠다고 했었죠파리스는 그때 고작 십대 후반이었기에 재물과 권력명예에는 관심이 없었어요그리고 양치기일 뿐인 자신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지혜를 가져봤자 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하지만 아내문제는 달랐습니다예쁜 여인을 아내로 삼아 세상을 살아가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고 생각했죠. (여기서 교훈 하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재물과 권력명예지혜보다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었다면 현재 우리네 세상이 덜 삭막해지지 않았을까요많은 예술 작품들이 사랑이 가장 소중하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잖아요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말이에요우리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판단의 기준이 돈이잖아요그런데 돈보다 사랑이 훨씬 아름답고 소중하단 이야길 많이 담고 있다는 거... 최근에도 동백꽃이 필 때 (보통 현실에서 이런 상황이 온다면 부유한 남자를 선택하지 않을까요?)... 극한직업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보다 돈 버는 생활을 택하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오랜 시간동안의 말다툼은 파리스의 선택으로 인해 종지부를 찍었어요물론 최후의 승자는 아프로디테가 되었지요이렇게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된 아프로디테의 자부심이 엄청났겠죠어깨에 힘이 무진장 들어갔을 테고 말이죠. (하지만 겉모습이라는 것은 세월이 지나면 시들어가는 장미 같은 거잖아요긴 인생을 살아가는데 크게 작용은 하겠지만 결국 의미 있는 것은 내면이 아닐까요?)

 

백설 공주에 등장하는 거울을 보는 마녀처럼 얼마나 외모에 신경을 썼겠어요미의 여신이 미모를 가꾸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요그런 그녀의 미모를 뛰어 넘는 공주가 태어나기 전까진 말이에요어떤 왕국에 프쉬케란 공주가 태어났는데.. 자라면서 어찌나 예쁘던지 아프로디테를 일찌감치 넘어섰다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답니다이런 상황이 되자 아프로디테의 자존심이 바닥을 쳤죠. (신들의 시기심은 인간에 비할 바가 아니란 거 아시죠질투와 시기심을 가진 신의 복수를 당해 파멸에 이른 인간이나 영웅들의 이야기도 많이 보셨죠?) 아프로디테는 인간이 넘어서는 안 될 영역 (자신이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닌데...) 에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프쉬케에게 벌을 내릴 생각을 했어요그래서 자신의 아들 에로스를 불렀죠.

 

에로스 (큐피트, 저 화살을 큐피트의 화살이라고 하죠 : 로마식)

에로스가 누군지는 다들 아시죠? (우리가 보통 큐피트의 화살에 꽂혔다는 이야길 많이 하잖아요사랑에 빠졌을 때 말이에요그 큐피트의 화살을 쏘는 큐피트가 바로 에로스 신입니다에로스 신은 아기의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요절대로 나이를 먹지 않는 신이에요허나 딱 하나 에로스 신이 나이를 먹을 때가 있어요바로 사랑에 빠졌을 때요우리들이 성장할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세요사랑을 할 때 많이 성장한다고 이야길 하지 않나요사랑 때문에 아프고눈물도 쏟고기쁜 날도 보내면서 마음을 기르잖아요한 번 사랑에 앓고 나면 성숙해진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게 된 것은 아닐까요제 생각일 뿐이니 너무 개념치는 마시고요헤헤)

 

에로스 신

엄마인 아프로디테의 부름을 받은 에로스 신은 장난꾸러기였어요그리고 마침 매우 심심해하고 있었죠아프로디테가 프쉬케에게 벌을 주라는 부탁을 하자 흔쾌히 받아들인 에로스는 프쉬케에게 날아갔어요그리고 자신의 화살 중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없는 화살을 쏘았죠그런데 프쉬케의 아름다운 눈에 매혹되어 사랑에 빠지게 되는 화살에 손을 베이고 말았답니다그렇게 에로스는 프쉬케에게 사랑을 느끼고 말았어요사랑을 느낀 에로스는 집으로 돌아와 나이를 먹게 되었죠.

 

프쉬케는 언니들이 모두 좋은 베필을 만나 시집을 가고 난 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극찬을 받았죠하지만 그 어떤 남자도 프쉬케에게 고백을 하지 않았답니다. (보통 남자들이 매우 아름다우면 접근을 잘하지 않기도 하잖아요그런 거 아닐까요?) 프쉬케는 우울증에 시달렸어요그 모습에 마음이 아픈 왕이 아폴론 신전에 찾아가서 신탁을 받았어요. (아폴론 신은 태양의 신이기도 하지만 예언의 신이기도 하거든요신탁이란 신이 인간의 운명을 예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프쉬케의 베필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었죠왕은 인간이 아닌 짐승이 자신의 딸의 베필이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프쉬케는 그것이 신이 내린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했죠그래서 직접 자신이 베필이 있다는 곳을 찾아 여정을 떠났어요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말이에요프쉬케가 여러 날을 지나고 바람 신의 도움을 받아 도착한 곳은 엄청나게 화려하고 웅장한 성이었어요아무도 보이지 않는 성이었지만 모두가 프쉬케를 위해 일하고 있었죠음식이라던지 옷이라던지 프쉬케가 원한 건 바로 다음 날 생겼으니까요. (어디서 많이 보시지 않았나요미녀와 야수의 그 장면이에요신화를 변형해 재탄생 시키면 굉장히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어요. ‘겉모습에 취하는 것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이다.’ - 이런 주제를 얻어낼 수 있는 거죠.) 그렇게 프쉬케는 그곳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도 만날 수 있었어요물론 그 남편은 밤에만 나타났어요어떤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프쉬케는 에로스와 부부의 연을 맺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어요딱 한 가지 남편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을 빼고요여기엔 이유가 있었어요에로스 신이 엄마인 아프로디테 신을 거역하고 결혼을 했기 때문이에요미움을 받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정체를 숨기고 엄마가 잠든 밤에만 부부행세를 한 것이죠그걸 몰랐던 프쉬케는 속앓이만 했어요그러던 어느 날 언니들을 초대했죠언니들은 자신들보다 훨씬 잘 살고 있는 동생의 모습에 시기심이 물밀 듯이 올라왔어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잖아요그건 핏줄이어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언니들은 동생이 얘기하는 자초지종을 듣고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를 방해하기로 생각했어요바로 의심이란 악마의 속삭임을 프쉬케의 마음에 집어넣었죠.

 

사람이 한 번 궁금증에 빠지면 그걸 해결하기 전엔 어떤 일도 잘 손에 안 잡히고 잠도 이루지 못하잖아요의심이 마음에 자리 잡게 된 프쉬케도 그런 상태에 빠지게 되었답니다그래서 에로스가 잠이 들었을 때 촛불을 꺼내 비춰 그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BTS보다 훨씬 잘 생긴 미소녀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었죠그 모습에 넋을 잃은 것까진 좋았는데 그만 촛농을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트리고 말았어요에로스는 벌떡 일어나... 슬픈 눈으로 프쉬케를 보며 말했어요의심이 깃든 곳에 사랑이 자랄 수 없다며 말이죠. (우리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죠믿음이 없는 사랑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이에요자주 보는 사랑과 전쟁도 이걸 다루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잖아요이렇게 신화는 우리네들의 ‘원형을 갖추고 있어요 ‘원형을 알면 미녀와 야수도 그리고 사랑과 전쟁도 .. 수많은 이야기들을 재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새드엔딩일 수도 있지만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도 있어요.

 

미녀와 야수  ( 그냥 끼워맞춰 봤어요 . 그럴싸하지 않나요?)

 

온갖 시련과 역경을 겪은 프쉬케가 다시 에로스의 사랑을 되찾는다는 이야기요.

(진정 사랑했다면 최소 한 번은 용서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전 이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해피엔딩의 전형인 권선징악 (악당들은 벌을 받는)적인 장면으로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를 이간질하려 했던 프쉬케의 언니들은 죽어 하데스의 품으로 가게 됩니다.

 

신화에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풀어나갈 비밀을 깨우쳐 줄 지혜가 있어요.

삶을 풍부하게도 해주고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해주기도 하죠.

앞으로도 재밌는 신화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올게요.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로스는 육체적인 사랑의 의미를 가지고도 있어요. ~~ ^^

 

참고자료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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